야구만 잘하면 세상을 다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
야구팬들... 그러니까, '야빠'들입니다.
사실 저는 야구를 즐겨보지는 않는데요.
제 주변에 야구팬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야구를 볼 때마다 재미있는 소리를 내더군요.
(친구의 존엄을 위해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놈저거안타도못치는놈타석에서나와라해설진너네가내려와서저새끼들치우고배트잡아라미친놈들뭐하냐감독죽어라 기타등등...
그런데 제 친구가 때때로 갑자기 양순해져서 구름을 걷는 양 폴짝거리고 콧노래를 부르더라 이 말입니다.
배 나오고 나이 먹을 대로 먹은 아저씨들을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눈물이 막 그렁그렁해져서 막 벅차서 잠이 안 온다고, 세상을 다 줄 것만 같다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WBC가 있지 않았습니까?
경기에서 승리한 날 잔뜩 흥분해서 200억 탈세 소문 해명하라며 니가 내 차은우라며 인스타 스토리를 막 올리던데 저는 걔가 그러는 거 처음 봤습니다.
하여간 그렇습니다.
야빠들은 야구만 잘하면 정말 세상을 다 주나 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추천하려는 이 소설에도 앞으로 수도 없이 떠받들어지며 200억 탈세범이라고 불릴, 야빠들이 흥분해서 경기만 끝나면 나무위키 이름을 '신'으로 바꿔놓고 온갖 기쁨의 염병난리부르스를 다 떨게 만들 불세출의 천재가 하나 나옵니다.
재미있냐고요?
저처럼 야구 룰을 하나도 모르고 오직 야구팬 관람을 스포츠로 삼은 경우여도 문제없습니다. 명쾌한 필력이 모든 것을 증명합니다.
너무 먼치킨 아니냐고요?
호쾌한 필력을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 잠실의 청명한 하늘이 보이실 겁니다.
좌석은 적당히 높고 사람들은 응원가를 열띠게 부르고 있고 저는 이제 막 크림새우를 들고 앉으려는 참입니다.
야구를 잘 모른다면, 야구를 너무 잘 알아서 때때로 공을 배트로 치는 걸 대체 왜 못한다는 건지 삶이 고통스럽다면, 아니면 야구가 궁금해서 입문하고 싶다면 어느 때나 보기 좋은 소설.
주인공이 시원하게 날리는 홈런을 따라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