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료화되지 않은 글 중 가장 재밌게 보고 있어 추천해봅니다.
회귀/빙의/환생 아닌 평범한 중세 고아 주인공입니다. 그런데 종족이 다크엘프인.
이 세상의 다크엘프는 옛날 마왕에게 타락한 엘프로 피부 색만 봐도 칼을 뽑아들고 경계할 정도로 악명이 높습니다. 마왕이 죽은지 시간이 꽤 지난 시점에서 말이죠. 다만 한국이 과거 식민지였다 한들 현시대의 한국인이 일본인과 마주치기만 해도 죽일듯이 굴진 않는데, 왜 그럴까요?
이유는 다크엘프가 왜 멸종당하지 않지? 싶을 정도로 끔찍한 종족이라서 그렇습니다. 글을 보면 알겠지만 제가 본 소설 중 '귀쟁이스러움' 1위에 빛날 정도로.
주인공은 피가 섞인 하프이기 때문인지 평범한 축이지만 다크엘프의 피부색 때문에 온갖 차별을 당합니다.
물론 불행 포르노는 아니고, 타고난 재능으로 기사의 검결을 곁눈질로 따라하며 살아남은 주인공은 미궁으로 향하고...
정신을 갉아먹는 어둠, 끔찍하게 널린 함정과 마물들, 동료, 그리고 보물과 힘(레벨업).
주인공은 자신에게만 보이는 20면체 주사위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갑니다. 적, 자신, 동료, 함정, 마물의 공격, 회피, 방어 하나하나에 굴러가는 주사위, 상황에 따른 보정 등 TRPG적인 요소가 있지만 이게 소설의 전부냐, 라고 묻는다면 아닙니다.
주인공의 주 능력이 주사위와 그의 활용일 뿐, 진짜 재미는 결국 작가의 손에서 나옵니다.
이 소설은 미궁물 특유의 생사를 오가는 탐사와 전투, 성장,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중심을 절묘히 맞추는 주인공과 동료들의 익살스러운 농담들을 계속해서 읽어내리다 보면 순식간에 끝까지 전부 봐버렸음을 알게 됩니다.
옛날이고 지금이고 글을 보다 보면
이건 너무 대충 쓴 거 아닌가? 퇴고를 아예 안하나? 싶은 글을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적당히 시간 떼우기 정도는 되지만 뭔가 손이 안 가거나, 소재는 좋지만 글은 엉망인 경우도 있고요.
그만큼 글은 보기가 어렵습니다. 대충 슥슥 보려고 해도 꼭 어딘가 눈에 밟히고 거슬려서, 뒤로가기를 누르게 되는 법입니다.
이 글을 추천하는 이유는 여럿이 있지만 하나를 꼽자면 거슬리는 것 없는 잘 쓴 글이라는 점이겠네요. TRPG를 모르거나, 미궁물을 몰라도 문제없는 글이니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