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작품추천

작품추천
사람이 사람을 치유하는 힐링 소설
SLoT·2026.04.17 03:49
392
3

사실 표지가 예뻐서 이끌려 왔는데, 가벼운 호텔 경영물 생각하고 찍먹하려다 1화 보고 놀랐어요.


주인공인 요한이 안락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정리하고 스위스로 향하는 걸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기상 악화로 발이 묶여 안락사가 연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 며칠 동안 몸을 피하려 악명이 자자한, 자신과 이름이 같은 요한이 운영하는 한 고성 호텔에 묵게되는데...



쫓겨납니다.

왜냐하면 죽으러 온 사람이라는 걸 호텔 주인 요한이 알아봤거든요. 이 분은 3년 전 아들 부부가 실종되고 이제 6살 된 손녀를 홀로 키우는 할아버지신데 그 손녀가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어서 사실상의 시한부입니다. 누구는 살고 싶어 발버둥을 치는데 누구는 제 발로 죽으려하니 마음이 복잡하겠죠.

더 쓰면 스포일 것 같아서 이정도에서 마무리하지만



사실 주인공은 개인적으로 이룬 게 굉장히 많은 사람입니다. 꿈과 열정이 있었고, 그를 증명할 재능도 있어서 부와 명예를 모두 쥔 사람이었어요. 그럼에도 소중한 사람을 전부 잃은 트라우마로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자 스위스에 왔다, 호텔 주인인 요한과 그 손녀에게 감겨 조금씩 조금씩 죽음을 유예하는 그 과정이 굉장히 인간적이면서 잔잔하고 힐링되는 동시에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생각이 참 많아지는 소설인 것 같아요. 특별히 자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용 자체도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인데 그럼에도 정작 이 모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풍경과 사람들 한 가운데 서 있는 주인공은 정작 죽음을 바란다는 점에서 삶이란 게 대체 뭘까 고민하게 됩니다.

성공한 삶과 실패한 삶이 있다 한들 그게 행복의 척도가 되지는 않는 다는 점, 그렇다면 그 삶들을 성공했고 실패했다 정의 내리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 뭔가 더 이야기하고싶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실은 저도 우울증을 앓았고,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다지만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니라 그런가 참 공감이 많이 된 것 같아요. 특히 호텔 주인의 손녀인 소피의 말에 요한이 자기가 우는 줄도 모르게 눈물 흘렸을 때, 안락사를 위해 약을 손에 받아들기까지 해놓고 사소한 계기로 발이 묶여 결국 도망치듯 또 한 번 죽음을 유예해버렸을 때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죽고싶다고 하는데 저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실은 살고싶다 발버둥치는 것 같았거든요.

본인은 자각하지 못한 것 같지만 누구라도 좀 붙잡아 줬으면 좋겠고, 살고 싶다 생각은 하면서도 정작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전부 포기하고 죽음을 택하려는 마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배려하고 유대를 쌓고 생각하는 선량한 미련이 참 보는 내내 요한을 응원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직 40화대 보는 중이긴 한데 꼭 이 친구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천수를 누렸으면 싶은 마음으로 응원하며 보고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쾌활한 이야기도 좋지만 또 이런 잔잔 힐링물은 그것만의 맛이 있는 법이니까요.

쉬어가는 느낌으로 힐링 받을 수 있는 사람 냄새 나는 소설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현대판타지
스위스 깡촌 호텔을 물려받았다
체대생
총 263화 조회 198.5만 2026.01.1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