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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귀찮은데 이건 추천해야겠다
에딕트·2026.07.1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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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도파민을 찾으러 온 문피아에서 추천글까지 적는다는 건 무척 귀찮은 일이다.


그 귀찮음을 이겨내게 만드는 작품은 몇 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하는데


《전역하는 날 북한군이 쳐들어왔다》가 그런 작품이다.


아...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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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리나라를 침공한다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난 해봤다.


국제정세와 주변국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생각하면, 북한도 쉽게 감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러시아가 폴란드를 침공한다.


미국과 일본은 대만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유럽은 폴란드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북한이 우리나라를 침공한다.


북한이 우리나라를 침공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에서 꽤 설득력이 있는 설정이지 않은가?


북한이 단독으로 우리나라를 침공하는 시나리오는 국제 역학으로 봤을 때 솔직히 현실성이 너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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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래식 무기의 전력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북한을 압도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정면 화력전으로 흘러가면 이야기를 전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여기에 한 가지 설정이 더 붙는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최신 무기를 지원받았다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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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작가도 북한이 최신 무기를 지원받았다는 설정만으로는 전력 차가 완전히 좁혀지지 않는다고 본 듯하다.


아니면 이야기 전개상 필요한 것이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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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한국군에는 한 가지 불리한 조건이 더 붙는다.


개전 초기에 GPS와 통신망이 마비된다는 설정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많은 독자가 의문을 품었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랬다.


정말 저렇게까지 속수무책으로 통신이 끊길 수 있을까?


이 의문은 최근 화에 이르러서야 풀린다.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한국군의 GPS와 통신을 마비시켰는지, 그 배경과 근거가 뒤늦게 밝혀진다.


이 설정을 납득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독자도 있을 것이다.


나는 납득했다.


다만 이 작품의 초반부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문피아의 주요 독자층은 군 복무를 경험한 성인 남성이고, 독자마다 군사나 통신에 관해 나름대로 알고 있는 지식이 있다.


그런 독자들을 생각하면 관련 설정을 조금 더 일찍 풀어줬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GPS와 통신이 마비된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태로 20화 넘게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독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의구심을 계속 품고 있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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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회귀자도 아니고, 상태창도 없으며, 특별한 능력을 각성하지도 않은 그냥 군인이다.


전역하는 날 전쟁이 터져 버린, 드럽게 재수 없는 병장.


사실 요즘 문피아에서 아무런 특별한 능력도 없는 일반인이 주인공이라는 건 꽤 희귀한 일이다.


물론 그래도 주인공은 주인공인지라 강인한 정신력과 빠른 상황 판단 능력 정도는 가지고 있다.


운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눈먼 총알에 맞아 죽어 버리면 곤란하니까.


* HBO에서 방영한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미드를 보신 분? 거기 나오는 윈터스 소위 (나중에는 소령) 와 느낌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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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장점은 우선 문장이 담백하다는 것이다.


주절주절 쓸데없는 수식을 붙이지 않는다.


문장이 간결해서 가독성이 좋고, 글이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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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도 생동감이 있다.


대사빨로 조지는(?) 유명 작가분들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인물의 성격을 드러낼 줄 아는 대사를 쓴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똑같은 말투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각자의 성격이 드러나고, 인물들이 실제로 그 상황에 놓여 있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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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전개도 깔끔하다.


무엇보다 작품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티가 팍팍 난다.


솔직히 요즘은 날로 먹으려는 작가들이 너무 많다.


괜찮은 설정 하나를 가져온 다음, 익숙한 전개를 틀에 맞춰 반복하는 작품들.


물론 그런 작품들 중에도 작가의 역량으로 충분히 재미있게 쓰인 글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이 훨씬 더 많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되면서도 기대되는 작품이 있고,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되지 않아서 기대되는 작품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훨씬 좋다.


《전역하는 날 북한군이 쳐들어왔다》가 그런 작품이다.


읽다 보면 다음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쉽게 짐작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억지 반전으로 독자를 놀라게 하려는 것도 아니다.


사건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그 방향이 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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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여쓰기도 없다.


했던 말을 또 하고, 이야기 전개와 별 상관도 없는 자료 조사 내용을 장황하게 풀어놓는 작가들이 있다.


누가 봐도 글자 수를 늘리려고 집어넣은 문장들.


사실 문피아 독자들은 그런 부분을 일정 수준까지는 이해해 주는, 아량이 넓은 독자들이다.


작가가 왜 그러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게 좋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사정을 아니까 이해하고 넘어가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글에서는 그런 부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응?


이렇게 담백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도 되는 건가?


이런 식으로 계속 써 내려가다가 나중에 분량은 어떻게 채우려고?


왜 날로 먹으려는 노력이 안 보이지?


날로 분량을 늘리는 글을 너무 오랫동안, 너무 많이 봐 와서 그런지 오히려 이 작품의 담백함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필요한 장면은 충분히 보여 주고, 끝난 장면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


자료 조사를 많이 한 티는 나지만, 조사한 내용을 독자에게 자랑하기 위해 이야기를 멈춰 세우지도 않는다.


설정을 위해 이야기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위해 설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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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추천글을 쓰고 나니, 내가 왜 귀찮음을 무릅쓰고 이렇게 깨작거리고 있는지 깨달았다.


나는 공을 많이 들인 글을 좋아한다.


작가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조사하고, 고쳐 쓴 흔적이 느껴지는 글.


시간과 노력이 문장 사이에 묻어나는 그런 작품을 좋아한다.


내 귀중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추천글을 쓰고 있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전역하는 날 북한군이 쳐들어왔다》는 작가가 들인 시간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러니 나도 이 정도의 귀찮음은 감수해 보기로 했다.


아…… 그래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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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5화 조회 91.9만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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