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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B루트의 묘사
k5****·2026.07.1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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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글을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하는 보기드문 수작이다.


우선 시점 설정


주인공의 출발점이 고려말인데 이 시기는 세계제국이었던 몽고가 해체되는 시점이기에 인류역사의 변곡점이기도 하다. 몽고제국에 대한 평가는 논란적이지만 동서의 육해로를 통합하는 세계적 유통체제를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명나라가 들어서면서 이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서양은 향신료를 목적으로 하는 대항해를 추구한다.


즉 고려말은 세계사적인 전환점, 분기가 된다.


이 작품이 리얼리즘, 혹은 개연성을 탄탄하게 가지는 것은 오버테크놀로지를 당대의 수준과 적절하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미 원나라 이전, 남송은 당대에 충분한 기술적 진보를 성취했고, 이 성취는 몽고제국에 의해 동서로 전파된다.


만일 원명 교체가 아니라 남송의 기술적 자산과 원의 동서유통망을 계승한 새로운 체제가 들어섰다면 역사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이 작품은 오버테크놀로지가 아니라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이 새로운 루트를 묘사한다. 그 핵심이 소금이다. 고대이래 중동,지중해 무역망 형성의 핵심은 소금이었다. 주인공 또한 이 소금유통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것으로 정석적인 기반을 확보한다.


주인공이 구현하는 테크놀로지는 실제 당대에 구현이 불가능한 것들이 아니다. 작자는 우연적이거나 일시적인 당대 첨단기술을 확장하고 개선하는 것으로 이 기술을 당대에 구현한다. 그 기반이 자본,유통의 집적이다.


기름, 제련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들을 상시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유통,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주인공의 특별함이 있다. 중국,한반도, 일본을 아우르는 바다를 마치 동아시아의 지중해 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소설에서 인물의 묘사 또한 탁월하다. 주인공은 현대인이기에 당대세계의 관념,상식과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기에 소심하고 바보스럽고,답답한 모습은 독자들을 실망시키지만 낯선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울까.


조연과 등장인물들의 욕망, 생각에 따른 행동 묘사도 충실하다. 그저 주인공을 빛내주는 역할이 아니라 주인공과의 관계에서 대립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에 대해 의혹하고 번민하는 군상들이 풍부하게 묘사된다.


추천사 제목처럼 이 소설은 인류역사의 B루트를 묘사한다. 중근세 서구,중동의 이슬람이 느리게 근대로 움직이는 동안 동아시아가 정체와 봉쇄가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오늘의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이런 내 생각은 작가의 구상이나 의도는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 소설은 다른 대체역사와는 완전히 격이 다른 작품이다. 풍부한 자료조사, 당대인들의 성격,생각,인생에 대한 철저한 고찰. 그리고 이런 고찰을 소설적 묘사로 녹여내는 필력.


내가 처음 쓰는 추천사가 이 작품이라는 것이 행복할 뿐이다. 일독을 권한다.


대체역사, 판타지
고려에서 치트 없이 문명합니다
긴목숨
총 656화 조회 565.8만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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