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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타티오가 이상해졌다.
홈스탠바이·2026.08.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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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깊숙한 곳에서 동전 하나를 꺼냈다.

낡아 보이지만 평범한 동전은 아니다.


이름은 옵타티오(Optatio).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에 있어서 방향을 잡도록 도와주는 신비한 동전.

과거 어떤 평범한 직장인에게 로또 1등 당첨금 44억과 함께 떨어져, 그의 인생을 업그레이드시켜 줬던 바로 그 녀석이다.


나는 동전을 손가락 사이에 끼웠다.


“옵타티오.”


대답이 없다.

원래 대답하는 녀석은 아니었으니까.


“옵타티오! 야근의신 작가 신작이 나왔는데, 읽어볼까?”


팅―!

동전이 허공으로 솟았다.

빙글빙글 돌다가 손등 위로 떨어졌다.


결과를 확인했다.


'읽는다.'


“그래?”


오케이, 그럼 읽어보지 뭐.


문피아를 켰다.


검색어는 '야근의신'


그러자 작가의 작품 여러 개가 떴다.


그 중에서 빨간색 UP이이라고 표시된 한 작품을 봤다.

제목은 〈목소리를 들었더니 전설의 유물들이 내게 집착함〉.


마우스를 클릭해서 첫 화를 읽기 시작한다.


흠! 이거 괜찮네.

아는 맛인듯 하면서도, 살짝 색다른 맛인데 느낌이 좋아!


주인공은 역사학 석사 박지혁.

어느 날부터 유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읽은 순간이었다.


“어? 잠깐!”


나는 고개를 들었다.

뭐지?

방금 누가 말했는데?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다시.


“야!"라는 말소리가 분명히 들렸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설마 나는 놔두고 혼자 그걸 읽으려는 건 아니지?”


나는 소리를 좇아서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주머니 속이다.


주머니를 뒤지니 손에 잡히는 건 딱 하나다.


그걸 꺼내서 손바닥 위에 올려놨다.


'옵타티오'다.


“뭐야?…혹시 너냐? 너가 말한 거야?”

“그래.”


에?

놀라서 나도 모르게 눈이 커졌다.


“옵타티오! 너 말할 줄 알았어?”

“원래는 못 했지.”

“그런데?”

“야근의신 작가가 신작을 썼잖아.”

“….”

“이제, 우리도 그걸 말해야 한대.”


아!

이거 이거, 아무래도 나도 모르는 잠수함 세계관 패치가 있었던 모양이다.

안 그러고서야 갑자기 옵타티오가 여태 못 하던 말을 할 수가 있을까?


나는 순순히 납득했다.

세계관을 만든 작가가 그렇다는데 애독자 중의 한 명인 내가 별수 있나.

작가가 설정한 세계관을 믿고 따를 수밖에.


“옵타티오, 그런데 너도 유물이었냐?”

“섭섭하게 왜 그래.”


옵타티오가 발끈했다.


“내가 한 사람 인생을 44억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업그레이드시켜 줬는데.”


듣고 보니 그렇다.

이 녀석은 웬만한 전설의 검보다 실용적이다.


엑스칼리버를 뽑아봐야 대한민국에서 들고 다니기도 곤란하고, 전투를 할 게 아닌 이상 딱히 쓰일 곳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44억 현금은 바로 쓸 수 있으니 훨씬 유용하다.


“왜? 너도 박지혁한테 가고 싶은 거냐?”


잠시 침묵.

옵타티오가 말했다.


“그건 아닌데, 그 인간 좀 이상하더라.”

“뭐가?”

“우리 목소리만 듣고 끝내는 게 아니야.”

“그럼?”

“단서 하나 던져주면 사료 뒤지고, 문헌 찾아보고, 자기 머리 써서 기어이 찾아오더라고.”


옵타티오의 말에 나는 다시 읽던 부분에 이어서 몇 화를 빠르게 읽어봤다.

나는 엄청나게 많은 독서량을 쌓아왔고, 그사이 자연스레 터득한 속독법이 대단한 수준이니까.


쭉 빠르게 읽다 보니 그렇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유물 목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모든 정답을 자동으로 받아먹는 사람이 아니다.

역사학 석사다.


유물이 던져주는 단서를 가지고 자신이 가진 역사 지식과 자료를 이용해 추적한다.

그리고 세상 어디엔가 잠들어 있던 유물을 찾아낸다.


보물찾기이면서 역사 미스터리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 성장하고,

찾아낸 것에 걸맞은 보상도 따라온다.


“이거 재밌는데.”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옵타티오가 말했다.


“거봐.”


내 혼잣말에 반응한 옵타티오에게 물었다.


“근데 넌 왜 좋아해?”

“우리 입장에서도 좋은 거지.”

“뭐가?”

“몇백 년, 몇천 년 땅속이나 창고에 처박혀 있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갑갑하겠어?”

“…그...그렇긴 하지.”

“얼마나 심심하겠냐고.”

“...그것도 맞긴 하네.”


그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박지혁한테 집착하는 거야?”

“그렇지.”

“구해주니까?”

“그것도 있고.”


옵타티오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엇보다.”

“무엇보다? 뭐?”

“걔가 우리 말을 들어주잖아.”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아!


그래서 제목이 〈목소리를 들었더니 전설의 유물들이 내게 집착함〉이구나!


나는 다시 옵타티오를 집었다.


“하나만 더 물어보자.”

“뭔데?”

“이 작품.”


동전을 손가락 끝에 올렸다.


“나는 재밌게 읽고 있는데, 혹시 다른 독자분들께 추천해도 될까?”


팅―!

옵타티오가 허공으로 솟았다.

그리고 한참을 돌다가 내려왔다.


나는 결과를 확인했다.


피식 웃었다.


“그래?”


이번 선택은 확실했다.


[발굴 기록]

유물명 : 〈목소리를 들었더니 전설의 유물들이 내게 집착함〉

발굴자 : 야근의신

주요 능력 : 역사학 석사 박지혁이 유물의 목소리를 듣고 단서를 추적함.

주의사항 : 유물 하나 찾는 것만 보려고 들어갔다가 다음 유물까지 계속 따라다닐 가능성이 아주 높음.

옵타티오 판정 : 앞면. 추천.


=======


사실 저는 문피아를 오래 이용한 헤비독자이자 작가인데, 다른 작품에 추천글을 쓰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아침 와이프가 저를 깨우더니 그러더군요.


“여보, 일어나. 당신 글 친구 야근의신 작가님이 당신 작품에 추천글 써주셨어.”


잠도 덜 깬 채 집필실로 넘어와서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정성껏, 그것도 제 작품의 앞부분을 재미있게 패러디해서 써주셨더군요.


당황스럽기도 했고, 감사하기도 했고.

뻔하게 ‘재밌으니 읽어보세요’라고 답례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좀 생뚱맞게 써 봤어요.


그런데, 새벽잠 덜 깬 채 급히 쓴 글이라 다소 어수선할 수는 있지만, 감사한 마음 만큼은 진심입니다.



P.S. 독자여러분,

이 추천글은 야근의신 작가님이 제 작품을 정성껏 추천해 주셔서 쓰게 된 답례 글임을 솔직하게 밝힙니다.


그래서 저도 평범하게 '이 작품 읽어보세요' 라고 뻔한 추천드리기보다는,


작가님의 히트작인 〈로또 2등이라 말하고 다니련다〉에서의 옵타티오를 잠시 빌려와 답례해봤습니다.


잠이 덜 깨고 뇌가 아직 비활성화된 어리바리한 상태라 추천 글의 질과 수준이 낮았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이제 신규베스트 졸업하는 야근의신 작가님 글이 날개 달고 쭉쭉 끝없이 솟아 오르길 기원합니다. 화이팅!!!



P.S.2 근데, 옵타티오야.


자다 깨서 급하게 이 추천 글을 쓴 내 출연료는…?


다른 거 안 바란다.


앞으로 내가 뭐를 물어보든


무조건 앞면이 나와 주는 거, 딱 그걸로 하자.


오케이?

현대판타지
목소리를 들었더니 전설의 유물들이 내게 집착함
야근의신
총 23화 조회 5.9만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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