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이 싫으시다면 굵은 1번부터 읽으시길.
일단 전 추천글을 잘 쓰지 않는, 그저 귀차니즘과 염세주의에 쩌들어서 게으른 삶을 지향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입니다..
솔직히 이야기를 시작하기 앞서 현 문피아의 실태는 참으로 경악스럽습니다.. 도대체가 소재가 참신하지도, 글빨(필력)이 좋지도 않은 그저 그런 양산형 작품들이 투베 자리를 차지하고 다른 작품들이 올라올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죠.
그런 점에서 조회수 조작이 의심될 정도인 건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일단 먼저 초반부는 답답한 걸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재밌어집니다.
이 말이 뻔하게 느껴지시죠? 저도 추천글의 댓글을 보고 밑져야 본전이지라는 마음으로 보다가 점점 빠져드는 마법을 발견해버렸네요..ㅎㅎ
앞에 사족이 길었지만, 제가 왜 이 작품을 추천하는지, 그리고 이 작품의 특징이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작품의 극초반부에 대한 스포가 있지만 양해하여주시기 바랍니다.
1. 소재가 참신하다.
전 이 작품을 처음 접할 때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1화부터 답답한 주인공, 이상한 커뮤니티, 고생만 시키면서 주인공 굴리다가 사이다는 제대로 못 줄 것 같은 뻔한 레퍼토리"라고..생각했었죠.
하지만 이 작품은 반전을 줍니다.
답답한 주인공은 1000화 소설에서 200화까지밖에 보지 못한 스킵충이라는 데에서 개연성이 붙었고, 주인공이 정독충이라는 점에서 작품 속 설정 오류를 이용하며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작품의 허점(일종의 버그)을 이용합니다.
주인공을 마냥 굴릴 것 같았지만 갑자기 캐릭터의 경험은 육체에 남아있다는 설정으로 먼치킨성을 부여해버립니다.
거기다가 나중에 추가로 다른 먼치킨 요소를 부여하지만 스포가 될 수 있기에 생략하겠습니디.
또한 커뮤니티라는 설정은 소설 속 인물들vs빙의자들 구도에다가 정파vs마교 구도를 이중으로 만들어주는 작품의 킥인 요소가 됩니다.
한 마디로 의미 없는, 재미 없는 요소로 초반부에 보이던 요소가 진행되면서 일종의 작품의 재미로 살리는 킥으로 승화되는 것이죠.
이 작품에 부제를 붙이자면 "작품 속에 현대인들이 단체로 납치됐는데, 내가 소설 속 최고 악역이었다. 근데 나만 스킵충이다." 와 " 정독충, 설정충인 내가 소설속 무뇌 먼치킨 여포에게 빙의되었다."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답답한 전개가 없다.
자. "답답한 전개 없음" 이 한마디만 하면 1화와 2화를 읽은 독자 분들이 몰려와서, 주인공 개 답답하네..! 이러면서 제게 몰매를 날리실 겁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고요?
그게 이 작품의 핵심이기 때문이죠. 답답한 전개를 없앰으로서 먼치킨물의 맛을 아주 잘 살렸습니다.
주인공의 빙의하는 인물은 광마입니다.
다들 광마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광마, 광마회귀 등 소설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천마신교에서 종잡을 수 없는 미치광이 캐릭터로 자주 쓰이는 캐릭터죠.
당연하게도 미치광이입니다. 매우 강합니다. 자, 앞에서 주인공은 설정충에 정독충이라 했죠.
이런 인간이 광마에게 들어간다? 원래는 종잡을 수 없는 미치광이의 행동에 목적성과 방향성이 생기고, 효율성이 생기죠. 광마라면 여포마냥 싸울 상황에 전략부터 짜죠. 지능이 탑제된 여포라니..듣기만 해도 무섭죠?
거기다가 주인공은 설정의 허점을 유연하게 이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할 시야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이 또한 주인공의 매력으로 승화되는 것이죠.
고성능 뇌가 고성능 육체, 성향에 탑제된 것입니다. 실행력은 강하게, 하지만 효율적이게. 이게 행동수칙이 되는 것입니다.
3. 작가의 묘사가 좋습니다.
제가 말한 작가의 묘사는 단순한 필력이나 글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관을 촘촘하게 짜놨기에 원작과 빙의자들이 들어와서 흐트러지는 원작, 원작을 이용하는 구조가 선명하게 보이도록 설명해놨고 그래서 저희는 작품 속의 원작을 보지 않았음에도 원작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림이 야만적인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들어가있는 현대인들의 각기 다른 상황과 반응을 나름 잘 살린 듯합니다.
커뮤니티의 분위기 또한 무림의 영향을 받아 야박해졌음에도 현대의 분위기는 살아있습니다.
빙의자들이 서로 협력하기도 하고 견제하기도 하고, 적대하기도 하는 그 구조 또한 잘 살렸으며 빙의자가 오히려 작품 속 인물들을 빙의자인 척 연기시키는 등 참신한 설정이 많습니다.
또한 원작에는 챕터라 이름 붙여서 원작에서의 영향력에 따라서 챕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아예 없기도, 절대적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설정만 촘촘하냐? 또 그건 아닙니다.
묘사 또한 후반부로 갈 수록 살아나며, 주인공의 내적 독백이라던가 대화 이런 부분들도 점점 섬세해집니다.
총평.
아무리 생각해도 투베에 있는 개떡 같은 작품들에 밀려서 이곳에 있을 작품이 아닙니다.
계속 잘 써주십시오. 작가님...
더 이상은 쓰기가 귀찮아서 그만 쓰겠습니다..2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