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날 아침, 고3 연소월이 탄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합니다. 죽음 직전 눈을 뜬 곳은 중원 무림의 하늘 위. 떨어지는 동안 그는 자신이 천살성이라는 사실과 이 세계의 언어를 지식으로 얻고, 땅에 닿자마자 소림 무승을 죽인 늙은 마인 '살마'와 마주칩니다. 그리고 또 한 번 죽음이 코앞에 닥친 순간, 살마가 쓰러집니다.
그것이 연소월에게 주어진 힘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먼치킨물 같지만, 도요 작가님은 그 뻔한 길로 가지 않습니다. 즉사기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지 않고, 파워 인플레 대신 인간적인 한계와 세력 규합, 무공을 익히는 일의 위험성과 그에 얽힌 슬픈 서사가 이야기를 단단하게 받칩니다.
무엇보다 압권은 무공의 재해석입니다. 십이경락과 기경팔맥은 무엇인지, 주화입마는 왜 오는지. 우리가 무협을 읽으며 막연히 넘겼던 질문들을 현대인 주인공의 눈으로 하나하나 풀어내는데, 그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여기에 요괴와 괴이, 괴담까지 도사리는 '괴이 무림'이라는 세계관이 더해지니 읽을수록 흥미가 붙습니다.
오늘도요 작가님의 필력과 특유의 창의력이 제대로 맞물린 작품. 믿고 읽으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