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네팔에서 일어난 홍수가 이슈가 됐던 적이 있었죠. 이처럼 기후 위기는 턱밑까지 다가왔습니다. 먼 나라 이야기니만큼 잠깐 놀라고 말 뉴스였지만, 그 소식을 알고 난 후에 이 소설을 읽게 되니 현실과 닮은 부분에 조금은 오싹해집니다.
송탄 작가님의 '물에 잠긴 세상에서 내 배만 레벨업' 작품은 기후 변화 아포칼립스 장르입니다. 영화 투모로우(2004) 기억하시나요? 도서관 벽난로에 책 던져서 태우고, 자유의 여신상을 해일이 휩쓸고, 헬기가 얼어붙고...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재난이 있죠. 이는 그 어떤 인간이라도 극복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어서, 자연적으로 작품의 테마는 인간과 인간끼리의 연대가 되기 마련입니다.
쓰나미가 오고, 해안가에 있으면 뭘 해야 하겠어요? 적어도 싸우는 건 의미가 없을 겁니다. 가족에게 문자나 보내야겠죠. 이 작품도 연대가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주인공은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챕니다. 이를 말하지만, 강인공지능이 상용화된 사회에서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지요. 인터넷에 올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의심합니다.
사실 이건 당연한 겁니다. 옆집 꼬마 철수가 말하는 것과 TV에 나오는 정치인이 말하는 건 그 무게가 다르니까요. 주인공은 사회적 기반이 적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여러 재난 후에야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주인공을 믿게 됩니다.
...여기서 백미라고 해야 할까, 재밌다고 해야 할까, 주인공과 대비되는 세력이 나옵니다.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지만, 아주 좋은 구도가 나옵니다.
선악이 갈린다고 해야 할까요.
적대 세력이 구체화된 후, 작품은 재밌어집니다. 사람들은 주인공을 믿게 됐지만, 그들 탓에 공개적으로 활동할 수가 없습니다. 넷상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지만, 현실에서는 해수면이 상승한 바다에서 배를 타고 다니는 청년이에요. 이게 참 좋습니다. 유명한데 아무도 나를 모르잖아요.
해수면이 상승한 세상에서, 주인공은 미리 준비한 방주호라는 배를 타고 활동합니다. 상상이 되지 않나요. 반쯤 멸망해서 더 적막해진 바다에, 작은 배 하나. 작가님이 배에 관한 지식이 많으셔서 대단히 현실적이기도 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니고, AI라는 SF적 상상력까지 가미되어서 색다른 맛이 납니다. 처갓집 슈프림 양념치킨같은...
주인공이 선 성향인데, 빌런들이 악질이라 고구마로 느껴지지 않아요. 저는 좋았습니다. 오히려 주인공 다웠어요.
뭐랄까... 해외 드라마 같기도 해요. 워킹데드...? 물론 장르는 다르지만, 서사적인 부분이나 완성도 같은 부분이요. 워킹데드 시즌 '1' 말하는 겁니다...
대단히 좋은 글이예요. 추천합니다. 추천글이 하나밖에 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