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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 ‘명분 만들기’
사유가·2025.12.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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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손자왈: 병자, 국지대사, 사생지지, 존망지도, 불가불찰야.

손자가 말하기를 전쟁은 국가와 백성이 죽고 사는 문제이니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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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經之以五事, 校之以七計, 而索其情. 一曰道, 二曰天, 三曰地, 四曰將, 五曰法.

고경지이오사, 교지이칠계, 이색기정. 일왈도, 이왈천, 삼왈지, 사왈장, 오왈법.

그러므로 5가지 원칙과 7가지 계산을 기본으로 하여 양편의 전력을 비교 및 탐색해야 한다.

첫째는 ‘도(道)’이며, 둘째는 ‘천(天)’, 셋 째는 ‘지(地)’, 넷째는 ‘장(將)’, 다섯째는 ‘법(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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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者, 令民與上同意也, 故可與之死, 可與之生, 而不畏危也.

도자, 영민여상동의야, 고가여지사, 가여지생, 이불외위야.

‘도(道)’는 백성의 마음이 윗사람과 한마음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이때 백성은 어떠한 위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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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도(道)란, 전쟁을 일으킬 ‘명분’이 있고, ‘민심’에도 합당하냐는 뜻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명분이 없는 전쟁은 백성과 병사들에게 민심을 얻지 못해서 싸우기도 전에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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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자. 병사들은 싸우는 기계가 아니라 ‘감정이 있는 인간’이다.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어머니, 자식, 손녀, 손자이다. 내 가족이 전쟁을 통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데, 명분 없는 전쟁을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인간이라면 아무도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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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히틀러가 했던 것이 연설을 통한 ‘대의명분’ 만들기였다. 게르만 민족이야말로 아리아인의 순수 혈통이니 세계를 정복해야 한다는 선동을 했다. 이에 따라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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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도 명분을 만들기 위해 연설을 했다. 우크라이나가 ‘신나치 정권’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서 창작물에서 전쟁에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는 바로 ‘명분 만들기’이다. 그렇다면 명분 만들기에 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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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올바른 명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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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명분이란, 명분 자체에 거짓이 없다는 뜻이다. 선역에게만 나올 수 있는 ‘명분’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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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왕국은 ‘니켈’이라는 신을 믿고 있다. 그 외의 신들은 모두 사이비로 생각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사이비들이 판을 치고 있다. A 왕국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이비들은 이따금 나타나던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성기사를 파견해 처단하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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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는 무언가 다르다. 깊게 파고들 면 파고들수록 거대한 세력이 형성되어 있다. 끝까지 사이비들을 추적해 보니 놀랍게도 배후에 동맹국인 B 왕국이 있었다. 정황과 증거가 모두 확실하다. A 왕국은 B 왕국에 포교를 하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하지만 B 왕국은 자기들이 아니라며 시치미를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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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때 A 왕국이 B 왕국에 전쟁을 일으킬 명분이 성립되는 것이다. 왕국 사람들이 믿는 신의 권위를 훼손하는 행동을 하니 전쟁을 일으키는 것에 사람들이 모두 찬성할 것이고, 성기사들도 B 왕국을 섬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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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올바른 명분을 통해 전쟁을 일으켰을 때 얻는 소득이다. 그리고 이 명분은 작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쓰면서 저절로 만들어진다. 왜? 선악의 구도 가 확실하게 잡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들도 이런 스토리에는 개연성에 대해서 아무도 토를 달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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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거짓 명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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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바라는 이득을 취하기 위해 거짓으로 명분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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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B 왕국은 사이비 종교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A 왕국이 B 왕국을 집어삼키기 위해 거짓 명분을 만들었다. 어떻게? B 왕국이 흑마술에 손을 댔다고 선동한 것이다. 말만 해서는 믿지 않으니까 대중 앞에서 쇼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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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지가 없는 걸인 한 명을 잡아 B 왕국의 옷을 입힌다. 그리고 그가 흑마술을 사용한 것처럼 조작한다. 시민들은 흑마술을 보고 기겁을 한다. 성기사는 마을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도 바로 이 자 때문이라고 한다. 시민들은 분노한다. B 왕국을 쳐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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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조작을 통해 자국의 시민들을 선동하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대중에게 가스라이팅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거짓을 통해 명분을 만드는 사람은 ‘악역’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캐릭터 설정을 할 때도 평소에 야욕과 야망을 드러내는 식으로 하자. 그래야 이 사람이라면 충분히 거짓 명분을 만들고도 남는다는 설득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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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거짓 명분 탄로 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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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명분을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스토리로 만들 수 있는가 하면, 거짓 명분이 탄로 나 위기에 처하는 스토리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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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권력이 대등해진 성녀를 죽이고 싶은 교황이 있다. 하지만 성녀가 신망이 두터워 건드릴 수가 없다. 그래서 음모를 꾸몄다. 다른 신을 믿는 A 종교인들에게 성녀가 출타하는 시간과 위치를 알려줄 테 니 죽여달라고 의뢰했다. 성공하면 일부 지역에서 종교 활동을 하는 것을 허락해 주겠다고 했다. A 종교 인들은 기뻐하며 이를 수락했다. 이는 교황도 마찬가지였다. 성녀를 제거함은 물론, 이번 기회에 A 종교 인들을 이단으로 몰아 일망타진할 명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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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후 성녀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교황은 기뻐하며 배후자가 A 종교인들이라고 선포했다. 그리고 군사를 대동해 이들을 제거하려고 했다. 그런데 성녀가 살아있다. 심지어 버젓이 A 종교인들과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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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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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가 살아남은 이유는 교황의 계획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납치당할 때 A 종교인들에게 당신들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혹은 A 종교인들이 성녀의 믿음에 반해 그녀를 살려줬다거나, A 종교인들이 해결하지 못한 일을 성녀가 기적적으로 행했다는 스토리로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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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스토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무조건 후반부까지 거짓 명분을 만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중반에 거짓이 탄로 나면 사건에 대한 갈등도 금방 끝나므로 재미가 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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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 거짓이었다는 걸 밝히면 된다. 이 타이밍을 언제로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추리물이나 코난을 떠올려 보자. 코난에서 범인이 밝혀질 때는 언제인가? 마지막이다. 코난처럼 이때를 기점으로 모든 것이 탄로 나면서 거짓 명분을 만든 자 가 위기에 처하는 스토리로 가서 추락하면 에피소드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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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명분 만들기로 궁중 암투와 정치 싸움에 승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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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만들기’는 전쟁을 일으키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개인 또는 세력이 다른 세력의 힘을 약화하 고 없앨 때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궁중 암투나 정치 싸움도 ‘명분 만들기’를 통해 재밌는 에피 소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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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약소국인 A 국가가 B 국가의 왕을 시해했다. 이때 정말로 A 국가가 왕을 죽였다면 전쟁을 일으킬 명 분이 된다. 하지만 왕비가 자신이 모든 권력을 가지기 위해 음모를 꾸민 것이라면? 왕과의 관계가 나빠져 왕세자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왕을 죽인 것이라면? 공작과 사랑에 빠져 왕을 죽인 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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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궁 중 암투 스토리가 펼쳐지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 왕비는 반드시 A 국가의 자객이 왕을 죽인 것처럼 위장해야 한다. 왜? 그래야 ‘전쟁을 일으킬 명분’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귀족과 병사들이 A 국가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왕비가 중앙 실권을 장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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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명분 만들기’를 통해 궁중 암투와 정치 싸움에서 승리하는 방 법이다. 실제 유럽의 역사에서도 이런 식으로 실권자들이 밖으로 나가 전쟁을 할 때 중앙 정권을 장악한 인물들이 여러 명 있다. 이처럼 ‘명분 만들기’는 전쟁하기 전, 혹은 전쟁을 하지 않고서도 음모와 계략만으로도 독자에게 재미 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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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자병법 전투교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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