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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선생에 대한 단상
여광여취·2003.08.08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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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처음 접한 무협소설이 김용 선생님의 '사조영웅문'이었죠. 그리고, 무협세계에 흠뻑 빠져들어서 시중에 나온 거의 모든 중국무협을 다 읽은 뒤 한국무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김용 선생은 정말 존경하고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한평생 보낼 수 있다면 더할 수 없이 행복하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그분의 책은 몇 권의 단편을 제외하곤 모두 수집해서 소장하고 있으면서 마음 내킬 때마다 읽고 있습니다. 특히 신조협려와 녹정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러나, 김용선생을 신필이라고 생각해왔었지만 역사의식과 사회관은 '대당유협전'이나 '광협천교마녀'에서의 양우생이 좀 더 나은 작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룡이나 운중악, 황역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주는 재미는 김용선생의 작품과 견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도 합니다.

문학적 가치라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김용선생의 작품이 가장 수준이 높은가,라는 것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불선 사상과 폭넓은 교양을 글 속에 담은 김용선생의 작품을 청년시절 읽을 때는 그 속에 인생의 비밀이 다 들어있는 줄 알았죠. 그 먹물냄새나는 글이 여전히 좋긴 합니다만, 최근엔 좌백님의 혈기린외전같은 한국무협소설들에서 김용선생의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른 의미의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 접했을때부터 김용이란 중국의 작가에 대해 존경의 마음을 담아 선생이란 호칭을 붙여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었었죠. 아직도 그 호칭을 떼어 내고 싶지는 않지만 이젠 그만이 우뚝 선 봉우리라고 생각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듯 끊임없이 노력하는 좋은 작가분들이 많이 계셔서 김용 선생의 은퇴가 조금도 아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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