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발전.
마지막 라운드까지 두들겨 팼다.
그런데 판정으로 졌다.
열아홉 복서 백시우는 패배를 인정하기도 전에
낯선 세계의 하늘에서 떨어졌다.
상태창 없음.
검기 없음.
마법 없음.
주어진 것은 망가진 몸과 맨주먹,
그리고 사람의 어깨와 발끝만 봐도
다음 공격을 알아채는 복서의 눈뿐.
“창은 길어서 무섭지.”
백시우가 한 걸음 안으로 파고들었다.
“근데 너무 가까이 붙으면, 길어서 병신이 돼.”
버려진 황자의 영지.
썩어빠진 토호와 관리들.
국경을 넘어오는 기병대.
다가오는 전쟁과 황위쟁탈.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으려 했을 뿐인데,
살아남으려면 망한 영지를 일으켜야 했고
돌아가기 위해서는 제국의 운명까지 뒤집어야 했다.
링 밖으로 떨어져도, 다른 세계에 떨어져도
백시우의 눈은 하던 일을 멈추지 않는다.
상대의 호흡을 읽고,
거리를 빼앗고,
반 박자 먼저 친다.
이세계에 떨어진 열아홉 복서의
정치·전쟁·영지 성장 액션 귀환기.
“이세계고 제국이고 나발이고.”
백시우가 피 묻은 주먹을 들어 올렸다.
“돌아갈 때는 됐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