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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모든 죽음을 '기록'만 하던 놈이 회귀한다면
율안·2026.10.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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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나는 싸우지 못했다. 그저 기록했을 뿐이다.

물리면 20초. 사람이 사람을 먹는 괴물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도시는 사흘 만에 무너졌고, 군대는 총 한번 제대로 쏘지 못했다. 그 10년 동안 이시후는 늘 맨 뒤에 있었다. 모든 전투와 모든 죽음을 머릿속에 새겨 넣는 전투기록반. 사람들은 그를 '운 좋은 놈'이라고 불렀다.

멸망의 마지막 날, 인류의 마지막 요새 경복궁. 그를 아끼던 사람들이 모두 쓰러진 뒤에야 그는 처음으로 칼을 쥐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눈을 떴다. 사태가 시작되기 30일 전, 수원 행궁동 반지하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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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이야기입니다

기억이 '완벽한' 회귀자 흐릿한 기억을 더듬는 회귀가 아닙니다. 주인공은 10년 동안 보고 들은 것을 한 줄도 잊지 않았습니다. 첫 감염자가 나타날 장소와 시각. 군 저지선이 무너지는 날.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날짜. 그리고 누가, 어디서, 어떤 유물을 손에 넣었는지까지.

상태창도 등급도 없는 생존물 숫자 대신 탄약과 식량,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을 셉니다. 총은 좀비에게 통합니다. 문제는 총을 쏠 사람이 남아 있느냐입니다.

유물이 깨어나는 '격전의 시대' 고물상 구석의 낡은 그릇 하나, 박물관 수장고 깊은 곳의 녹슨 칼 한 자루. 사태와 함께 유물이 힘을 드러냅니다. 칼을 쥔 자는 싸우고, 돌을 쌓는 자는 성을 세우고, 씨앗을 쥔 자는 밭을 일굽니다. 단, 무기는 손에 넣는다고 끝이 아닙니다. 유물이 주인을 인정해야 합니다.

양지에서는 운 좋은 평범한 남자, 음지에서는 정체 모를 싸움꾼 누구에게도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미리 알아본 사람들을 앞에 세우고, 미리 알아본 악당들의 길을 막습니다.

우리가 아는 땅에서 수원 행궁동 반지하에서 시작해 서울, 경주, 그리고 경복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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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맛보기


“야, 운 좋은 놈.”

그리고 시후를 힘껏 뒤로 밀쳐 냈다.

쾅-!

방금 시후가 서 있던 자리로 처마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곽태수는 그 아래에 깔렸다. 시후가 다시 일어섰을 때 그는 기와 더미 밑에서 피 묻은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이번에도······ 꼭 살아남아라.”

(……)

“······어?”

시후는 눈을 떴다. 숨이 쉬어진다. 가슴이 오르내린다.

“살···았나?”

반사적으로 몸을 더듬었다. 등. 갈비뼈. 팔. 분명히 부서졌다. 박석에 내리꽂히던 순간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그런데 아프지 않다. 아무 데도.

‘의무실인가. 누가 날 끌고 들어왔나? 궁은? 모체는?’

시후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려다가 그대로 멈췄다.

천장이 보였다.

누렇게 변색된 벽지. 모서리마다 번진 곰팡이 얼룩. 그 한가운데에서 낡은 선풍기가 끼익거리며 돌고 있었다.

“······뭐지.”

이상했다. 경복궁의 의무실은 경회루 아래 천막이었다. 이런 천장은 없다. 아니, 지난 10년 동안 이런 천장 아래에서 잠든 기억 자체가 없다.

시후는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다시 천장을 보았다.

곰팡이 얼룩의 모양. 저건 꼭 토끼 머리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선풍기 날개 하나에 붙은 누런 테이프. 날개가 깨져서 자신이 직접 붙인 거였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여··· 여긴?”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닥보다 조금 높은 곳에 붙은 낮은 창. 그 너머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목이 보였다. 슬리퍼, 운동화, 장바구니 끄는 바퀴. 매미 소리까지.

반지하.

10년 전 수원 행궁동에서 살던 내 방이었다.

“서···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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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기록하는 것뿐이었다.

이번엔 다르다. 이번엔, 이 기록대로 되지 않게 할 것이다.

기록하던 자가, 세상을 다시 쓴다.


■ 연재처: 문피아 [회귀한 기록병은 좀비 세상을 다시 쓴다] ■ 연재 시간: [매일 8시]

■ 첫 화만 읽어 보시고 판단해 주세요. 1화 바로 가기: [ https://www.munpia.com/novel/viewer/614542/9014320 ]

현대판타지, SF
회귀한 기록병은 좀비 세상을 다시 쓴다
율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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