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벨(Jezebel) 잡지를 아십니까?
2025년 9월, 미국에서 극우 스피커인 찰리 커크가 공개적으로 피격당한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생뚱맞게도 이 일과 엮여 큰 화제가 된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여성지 이제벨(jezebel.com)입니다.
왜냐고요?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이틀 전에 '엣시(Etsy) 마녀들을 고용해 찰리 커크를 저주했다'는 기사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근데 사실 이 기사 내용, 별 거 없습니다. 그냥 우우 찰리 커크 타도! 얘를 막기 위해 초자연적인 힘을 빌려보겠다! 정도의 트집잡는 우스갯소리입니다.
애초에 엣시 마녀들을 고용해 저주하겠다는 것부터가 터무니없는 소리입니다. 한국으로 치환해 말하면, 당근에서 사주타로 알바로 대충 눈치로 사람들 고민 맞추면서 사는 사짜 힘을 빌려 살 날리겠다는 소리거든요.
그런데 그 기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찰리 커크가 정말 공개적으로 사망해 버렸네요?
심지어 타임라인 상으로 엣시 마녀들에게 의뢰한 건 몇 주 전이었는데, 그때 의뢰를 하고 난 뒤에 마녀들이 몇 주 내로 저주가 효험을 보일 거라고 말했다는 후기도 기사에 담겨 있었네요?
전국민 모두가 태몽을 꾸고 사주타로궁합을 심심풀이로 보며 재벌가도 정치권도 무당의 힘을 빌리려 안달복달하는 대한민국에 사는 여러분, 우리가 느끼기에도 순간 '신빨좋네...'라는 생각이 들 텐데 신(God)과 악마를 믿는 해외는 어떠겠습니까?
우연의 일치라는 생각이 들어 코웃음 치다가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추천하려는 소설, '1달러에 관상봐줬더니 거물들이 미쳐날뜀'은 이 혹시나?의 확률을 뚫다 못해 진짜배기 능력자인 주인공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관상학자입니다. 오리엔탈리즘뽕이 아직도 빠지지 않은 해외에서 본인의 관상가 능력을 펼치며 거물들의 의뢰를 시원하게 해결해 줍니다.
개연성이 말이 안 된다고요? 자기 신원도 모르는 상태로 뉴욕에 떨어진 유색인종 하나 쓱싹할 능력이 차고 넘치는 거물들이 이렇게 동양인한테 빌빌댈 리가 있겠느냐고요?
지금 현실에서도 이제벨 잡지 기사 같은 실화가 버젓이 돌아다니는데 여러분은 고사하고, 인생에서 이제 유일하게 통제되지 않는 건 운밖에 없을 인간들이 안 믿고 배길 것 같습니까?
저 사람 호의만 잘 사면 족집게처럼 짚어주는, 심지어 어떻게 알았는지 신묘하기까지 한 특급조언을 내주고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는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것 같습니까?
기적을 포섭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협박 같은 근시안적인 협잡질로 괜한 부스럼 만들겠습니까?
세계의 권력과 부귀영화를 다 갖고도 인간이 가장 마지막까지 통제하려고 애쓰지만 알 수도 없는 미래의 운명을 알고 도와준다는데 헉! 대단하다! 정도의 생각만 하지 않을까요?
물론 주인공 본인이 잘 먹고 잘 살면서 해외까지 나가 돈 잘 벌다가 갑자기 죽게 생긴 사람을 구해서 대신 환생트럭이 치이는 바람에 냅다 뉴욕에 떨어지는 건 다소 드리프트 같은 전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범인에게는 범인의 시련이, 초인에게는 초인의 시련이 내려지지 않을까요? 1화만에 억까시련이 주어진 주인공에게는 오히려 능력치 버프가 생기고 거물들이 알아서 조언을 구하러 온다는데 그냥 그렇군! 하고 넘기고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감상해야 할 포인트는 그저 와! 오리엔탈 현자 동양인이 내 고민걱정거리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내 상담사! 하면서 뒤집어지는 외국인들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정도입니다. 사짜의 냄새가 날 것도 같지만 진짜배기인 주인공을 한 번 따라가 보세요.
추천글은 처음인데 작품 설정이 밑도끝도 없이 웃기고 끝이 어디일지 궁금해서 한 번 적어봅니다. 사짜식 영업글을 믿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