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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야호-! 세범골 야호-!
페어클로·2026.05.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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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게 ‘거제 야호-!’라서 제목을 저렇게 달아보았습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소설에 대해 말하기 전에 짧게 설명을 붙이자면 이렇습니다. 며칠 전 리센느라는 걸그룹의 거제 여행 영상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삼백만회를 넘겼더랬죠. 거제 출신 최초의 아이돌이라는 원이, 갸루 분장을 하고 갸루 애티튜드를 뽐내는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원이의 고향 거제에 갑니다.


버스에서 어머님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어부와 해녀분들이 거제 출신 아이돌이라고 즉석에서 회도 떠주십니다. 원이는 거제에서 노는 방법이라면서 갯지렁이를 맨손으로 잡아 바늘에 꿰어가지고 바다에 던져 낚시를 하고요, 집 앞에 다 아는 가게들이라며 ‘학연 지연 혈연 덕연’으로 덕연이 딸로 나서서 통닭을 얻어 옵니다.


분홍색과 금발로 화려하게 꾸민 갸루귀신 미나미에게, ‘거제에서 수영복 입으면 웃기다’고 말하면서 냅다 바다에 들어가지요. 결국 미나미까지 바닷물에….


이 모든 일의 발단은 미나미가 이전 영상에서 ‘너 거제에서 갸루 분장하면 혼나’ 소릴 듣고 ‘거제 야호-!’라고 한 게 밈이 되어서인데요. 그래서 거제 여행 도중에도 수시로 ‘거제 야호’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설 감상 이전에 왜 상관도 없는 아이돌 이야기를 적었는가 하면, 제가 저 거제 여행 유튜브를 보면서 느꼈던 정겨움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설에 나오는 세범골은 강원도 산골이고, 아직 주인공이 돌아다닐 만한 범위도 인제 읍내가 최대 번화가입니다만… 바다든 산이든 간에 가족들, 이웃들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어딘지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저는 ‘신노아’ 작가님의 전작 중에서는 “무한 회귀자인데 썰 푼다”를 연재 초기부터 무척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 전작인 (이게 더 유명할지도 모르지만) “SSS급 죽어야 사는 헌터”는 초반부를 아직 넘지 못했는데, 듣기로는 거길 넘어서면 무회썰에서 제가 좋아했던 면들이 있는 듯하고요. 또 올해 초에 올리셨다가 현재는 내리신 연중작(왕도의 문지기~)도 저는 즐겁게 읽었습니다.


왕도의 문지기, 혹은 유료연재했던 다른 전작들 쪽이 더 좋았다는 분도 계시지만 이건 정말 취향 차이 같습니다. 저는 이번 신작이 연중만 안 되면 제가 웹소설 중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었던 무회썰 이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연중이 될까 봐(…) 그게 문제죠. 저도 지난번 왕도의 문지기에서 [지표] 트라우마가 생긴 나머지 ㅋㅋㅋ 고심 끝에 추천 글을 쓰게 되었네요. 혹시 문피아 작품 추천 글로서 무언가 안 맞는다거나, 작품에 폐가 된다거나 하면 제가 처음 써보는 것이라 그렇다고 너그러이 이해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게는 이 작품의 어떤 점이 취향에 특히 맞았나.


1) 저의 경우 원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현대에 해석하고 상상하는 방식에 관심이 있거든요.


창작물로든 문학사로든 그렇습니다. 더욱이 아직 소설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암시되는 주인공 아버지의 과거, 또 회귀 전의 생에서 동생이 걸었던 행보와 같은 것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주인공의 가장 가까운 가족들도 주인공과는 또 다른 성격의 인물들이죠. 그렇기에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각기 다른 선택을 했을 터고, 이를 회귀한 주인공이 지키려고 하면서는 어찌 달라질지가 궁금해집니다.



2) 또 리얼리즘을 좋아합니다.


이게 꼭 동시대의 이야기만이 아니더라도, 단 하나의 사실만 있는 게 아니라 해도. 어느 사회나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그저 뭉뚱그리지 않고 다양하게 상상해볼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요.


그래서 흔히 옛날 옛날 ‘리얼리즘의 한계’라고들 하던 지나친 전형성 같은 건 전 그냥 … 작가들의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리얼리즘을 배척하는 작가들 중에도 지나친 전형성-클리셰는 흔하거든요. 김남천도 이런 문제를 이야기했던 것도 같고 아무튼.


어떤 소설에서 판에 박혔다, 지루하다, 그런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클리셰-전형성은 인물이나 사건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보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인 클리셰 파괴, 비틀기도 물론 재밌지만 저는 그보다 (심지어 표면적인 전개는 클리셰에 부합할 때조차도) 읽으면서 전혀 클리셰라고 느껴지지 않는, 하나하나 살아 있듯이 생생한 인물들을 더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이 소설의 주인공 한산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무뚝뚝한 가부장으로서의 아버지인데, 바로 이 아버지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인물 구상의 고민이 작품 속에서 한산과 아버지의 관계를 깊이 있게 만드는 데에도 영향을 주지요.



3) 그리고 원래 글을 잘 쓰시는 신노아 작가님의 실력.


사실 저는 이거 하나뿐이었으면 이 정도로 이 소설 안 좋아했을 텐데(좋아는 했겠지만 연중 되지 않길 바라서 추천 글까지 쓴 건 이게 처음이라) 이 실력으로 위에 말한 제 취향의 배경과 스타일까지 가져가니까 환장합니다 좋아서.


여러분… 여러분이 좋아하는 작가가 여러분이 좋아하는 취향으로 기깔나게 써낸 신작을 공개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이거 또 공모전 결과 안 됐다고 작가님이 신이 되지 못했다며 연중하시면 울 것 같습니다…. (왕도 문지기 공지까지는 입이 쓰지만 웃으면서 응원할 수 있었는데 이 소설 연중되면 응원이 안 나올 것 같군요. 그만큼 제 취향입니다.)




‘읽으면서 좋아요 누르고 댓글 다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는데 내가….’ 무력감에 몸서리치다가 독자로서 할 수 있는 거라도 해보자 싶어 범박하게나마 감상을 써서 올려봅니다. 소설 추천 글을 써본 적이 별로 없어서 이게 독자 유입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ㅠㅠ 제발 공모전 결과가 잘 풀려서 작가님이 연중 못하도록 계약으로 강제해주세요 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건필하시길! 세범골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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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5화 조회 75.8만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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