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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과정이 매력있고 재미있는 작품을 강추합니다
ba****·2026.06.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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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이나 재벌·성장형 소설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이 천하제일인, 세계 최고의 부자,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는데도 허무함을 느끼는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목표 달성이 곧 이야기의 종말을 의미하기 때문. 나는 사실 주인공의 성공 자체보다 성공해 가는 과정을 즐깁니다.

무협소설: 약자 → 고수 → 절대고수

재벌소설: 평범한 인물 → 사업가 → 재계 정상

이 과정에는 긴장감과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최종 목표를 달성하면 더 이상 넘어야 할 산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천하제일인이 되면 더 강한 적이 없음

세계 최고의 재벌이 되면 더 큰 목표가 없음

내가 따라가던 동력이 사라집니다.

 

2. 인간은 '성취'보다 '추구'에서 더 큰 만족을 얻습니다.

"저것만 이루면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이루고 나면 생각보다 감흥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나는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하기 때문에, 주인공이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나도 함께 깨닫습니다.

"결국 여기까지 오는 것이 전부였나?" 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3. 주인공이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반의 주인공은

가난했고 – 실수했고 – 두려워했고 - 친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후반부에는

무적 – 전지적 - 모든 것을 통제합니다.

나는 더 이상 그를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초반의 약했던 시절이 더 정감 있게 느껴집니다.

 

4. 나는 사실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들을 좋아했습니다.

무협에서는 사형제, 동료, 연인.

재벌소설에서는 창업 멤버, 가족, 경쟁 기업.

이들이 함께 고생하던 시절이 가장 재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공이 절대자가 되면 주변 인물들은 존재감이 사라지고,

관계의 긴장감도 없어집니다.

그래서 나는

"천하제일인이 된 이후보다 객잔에서 친구들과 술 마시던 시절이 더 재미있었다."

라고 느끼게 됩니다.

 

5. 나 자신의 여정도 끝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수십화를 읽은 나는 주인공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더 이상 다음 화가 없음

새로운 적이 없음

새로운 성장도 없음

이때 느끼는 감정은 이야기 속 허무감이라기보다 이별의 허전함에 가깝습니다.

 

좋은 무협이나 성장소설을 다 읽고 난 뒤의 감정은 종종 여행을 마친 뒤의 감정과 비슷합니다.

 

"결말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이 세계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장면은 의외로 결말부가 아니라,

 

주인공이 처음 기연을 얻던 순간...

첫 사업에 성공하던 순간....

믿을 만한 동료를 만나던 순간....

강적에게 패배하고 다시 일어서던 순간....

 

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야기의 본질은 "정상"이 아니라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연히 읽고 있는 [삼국지에서 낭인으로 살아남기]는 초반부 다른 삼국지 소설처럼 엄청난 능력자가 아니라 풀뿌리 민초들에서 시작하여 별 기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황건적과 흑산적같은 도적들이나 타락한 관리들에게 당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사직전까지 몰리는 처참한 모습들에서 오히려 주인공을 응원하고 빌드업에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말 그대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정말로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하는 주인공을 통해 삼국지 현장으로 안내하듯 생생한 날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연재소설이라 절단의 아픔을 매일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자체로도 매력이 있겠지요.

결말보다도 과정이 즐거운 소설이라 강력히 추천합니다.

대체역사
삼국지에서 낭인으로 살아남기
연꽃맨
총 78화 조회 70.5만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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