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차야지!"
줄 밖에서 다들 소리를 지르는데
제일 작은 꼬마 하나가 공을 밟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세 명이 달려듭니다.
그래도 안 찹니다.
그리고 셋이 다 붙은 순간,
아무도 없는 뒷공간으로 공이 빠져나갑니다.
[어떤 소설이냐면요]
축구광 아빠 옆에서 사비 경기를 보며 자란 네 살 강시우 이야기예요.
아빠는 메시를 봤는데
시우는 공 받기 전에 고개를 돌리는 '6번 아저씨'만 봤어요.
키도 작고, 힘도 약하고, 발도 안 빠릅니다.
대신 공이 오기 전에 누가 늦는지, 어디가 비었는지 봅니다.
동네 유아축구단에서 TV 유아 축구 프로그램으로,
스페인 원정에서 받은 비야레알 스카우트의 명함 한 장으로,
그리고 온 가족이 짐을 싼 스페인으로.
회귀 없습니다. 빙의 없습니다. 상태창 없습니다.
골 넣는 장면보다, 그 골이 시작된 패스가 더 짜릿한 축구 성장물이에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 회귀·먼치킨 말고 '진짜 잘하는 애' 보고 싶은 분
- 골보다 어시스트에 소리 지르는 분
- 사비, 메시 시절 바르사 기억하는 분
- 무뚝뚝한데 보는 눈은 정확한 감독님 좋아하는 분
"거기 말고. 쟤가 볼 수 있는 데 서."
- 경기 중계와 커뮤니티 댓글 반응 섞인 거 좋아하는 분
[맛보기]
셋이었다. 어깨에 누군가의 팔이 걸리고 숨소리가 귀에 바짝 붙자, 그냥 아무 데로나 차 버리고 싶어졌다.
한 박자만.
공 위에 발을 얹었다. 뻗어 오던 발 두 개가 멈칫하면서 초록 유니폼 셋이 다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그 너머 셋이 비워 둔 자리로 재민이가 뛰기 시작했다.
나는 셋의 다리 사이로 공을 밀었다. 재민이가 달리는 자리보다 조금 앞으로.
[작가 한마디]
제목 '라 파우사'는 스페인어로 '멈춤'이에요.
다들 서두를 때 한 박자 기다리는 플레이를 말해요.
지금 13화, 시우가 막 스페인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진짜 시작이에요.
한 박자만 기다려 주세요.
라 파우사 - 한 박자의 축구
https://www.munpia.com/novel/detail/612452